겨울무 2만여t 시장격리 나서…가격 추가하락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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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007회 작성일 20-03-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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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로 과잉생산

가락시장 20㎏ 상품 한상자당 최근 8000원대 초반 맴돌아

수급 매뉴얼상 가격하락 ‘주의’단계서 이례적 조치

소비침체 탓에 회복은 불투명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농협이 겨울무 2만여t의 산지폐기에 착수했다. 겨울무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자 선제적 면적조절이라는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무값 하락세가 멈출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부진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제적 수급대책 나서=이번 산지폐기는 겨울무 주산지인 제주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폐기면적은 약 314㏊다. 평년단수인 3.3㎡(1평)당 22.5㎏을 적용하면 2만여t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셈이다.

폐기작업은 13일부터 시작해 날씨가 양호하다면 17일까지 끝낸다는 복안이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채소가격안정제사업으로 2만t, 제주 겨울무자조금을 활용한 자율적 시장격리 물량이 1357t이다. 보전단가는 3.3㎡(1평)당 채소가격안정제사업 5511원, 자조금사업 4960원이다.

이번 수급대책의 특징은 이례적일 정도로 선제적이라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에서 가격하락 ‘심각’단계에 진입해야 수매나 폐기 등의 시장격리 대책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뉴얼상 가격하락 ‘주의’단계에 진입하자마자 선제적 면적조절에 나섰다.  



◆봄무 수급안정 위해 면적조절 ‘불가피’=정부가 수급대책을 서둘러 추진한 것은 공급과잉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생육이 크게 호전되면서 2월 이후 출하량이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생산자협의회장은 “1월까지는 출하량이 평년을 크게 밑돌았지만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면서 “산지에선 보통 평년단수를 3.3㎡(1평)당 25㎏ 수준으로 보는데, 2월 이후 출하되는 무의 경우 단수가 1평당 35~40㎏선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출하량이 늘어나자 무값은 바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월초 1만2000원대에서 시작했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20㎏들이 겨울무 상품 한상자당 평균 경락값은 지난달 27일 8089원까지 떨어졌다. 3월 들어서도 8000원 초반대를 맴돌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봄무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겨울무 저장량이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급 매뉴얼상 하락 ‘주의’단계에 진입하자마자 선제적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격지지 효과 ‘기대’… 코로나19가 ‘변수’=겨울무값은 산지폐기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멈춘 모양새다. 산지와 도매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무값이 8000원대 이하로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무값이 예년 수준까지 반등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강금란 제주 서귀포 성산일출봉농협 유통사업소장은 “예년 이맘때면 80%가량 출하됐어야 하는데, 출하율이 60~70%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이번 대책으로 출하율이 10%가량 높아지는 효과를 보겠지만 가격을 지지하는 수준이지 크게 반등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3일 기준 무값은 8305원으로, 평년 3월 평균 경락값인 1만2352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가격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학교급식이 중단돼 국산 무의 주요 대량 소비처가 사라진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어진다면 추가적인 가격하락도 가능하다는 게 산지유통인들의 중론이다.

산지유통인 김성진씨(63)는 “현재 김치공장들이 한창 겨울무를 구매해서 비축해놓을 시기인데 소비가 신통치 않으니 예년보다 발주량을 줄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탓에 소비가 더 위축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윤슬기 기자 sg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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