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59주년-유통혁신] 농산물 온라인 도매 시대 개막…출하자 가격 결정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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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51회 작성일 20-08-19 19:18본문
[농협창립 59주년 특집] 유통혁신
양파 대상 5월부터 시범사업 장소와 관계 없이 매매 가능
체결 땐 산지서 수요처 직송
출하자, 희망가격 보장받고 중도매인은 물류비용 절감
7월 이후 하루 130t씩 거래 취급 대상에 깐마늘도 추가
2022년까지 품목 점차 확대
#1. 경남 함양농협의 판매담당자인 노민영 과장대리는 요즘 농산물 도매유통의 혁신을 체감 중이다. 하루 20~30t의 양파를 농협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에 상장하는데, 기존 출하처보다 서류업무가 확 줄어서다. 그는 “과거엔 출하 직후 각 도매시장과 거래처에서 쏟아지는 정산서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요즘은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로 정산내역이 모여 업무가 한결 간편해졌다”고 말했다.
#2. 양파농가 강호연씨(40·경남 함양)는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를 이용하면서 더이상 밤늦게까지 양파 경매결과를 기다리지 않는다. 강씨는 “양파값이 급락할 때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새벽까지 경매결과를 기다려야만 했다”며 “최저가격을 지정할 수 있는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 덕분에 이젠 한시름 덜었다”고 강조했다.
농협이 농산물 도매유통 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해 농산물을 도매로 거래하는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이하 온라인 거래소)’ 시범 운영에 돌입한 것이다. 농산물을 각 도매시장으로 보내 거래하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대규모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신개념 농산물 도매시장이 탄생한 셈이다.
◆‘현물 대면 경매’ 탈피…거래 편의성 강화=온라인 거래소에서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산지 농산물을 경매나 정가·수의 매매로 거래한다. 출하자가 온라인 거래소에 농산물을 상장하면 다양한 구매자가 거래에 참여하고, 거래가 체결된 농산물은 산지에서 수요처로 직송되는 방식이다.
특히 기존 도매시장보다 대폭 강화된 거래 편의성이 주목받고 있다. 출하자와 구매자 모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 거래소에 접속해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하자는 경매나 정가·수의 매매로 거래가 이뤄지기 1~2일 전에 출하정보를 입력한다. 출하정보에는 거래시간과 가격을 포함해 농산물 품위를 보여주는 사진, 단위 중량, 친환경 인증 여부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된다.
경매시간은 오전 1~8시(중도매인 전용), 오전 9~10시, 오전 10시30분~11시, 오후 7~8시로 하루에 네번이다. 정가·수의 매매는 시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유통업체 바이어나 중도매인 등 구매자는 온라인 거래소에 접속해 상장된 농산물을 살펴본 다음 응찰할 수 있다. 매매유형·입찰시간·배송권역·출하처·등급 등의 핵심 정보는 상품목록에 바로 노출되고, 관심 가는 거래상품을 선택하면 세부정보가 제공된다. 경매시간이 끝나면 출하자와 구매자는 곧바로 거래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출하자·구매자 모두 ‘윈윈(Win-Win)’=온라인 거래소의 장점은 거래 편의성만이 아니다. 출하자들은 무엇보다도 가격 결정권 강화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도매시장의 경매에선 출하자가 원하지 않는 가격으로 낙찰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온라인 거래소에서는 출하자가 미리 제시한 희망가격 이상으로만 거래가 이뤄진다. 만약 유찰되더라도 희망가격을 낮춰 다시 상장하면 된다.
길태동 경기 안성 청산영농조합법인 대표도 “서울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과 견줬을 때 급격한 시세 하락을 완화하는 효과를 체감한다”며 “구매자와 신뢰관계가 탄탄해지면 안정적으로 물량을 소화해주는 판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류 효율화 역시 온라인 거래소의 강점이다. 출하자가 배송권역을 고려해 가까운 지역끼리 차량을 배차하거나 상차시간을 자유롭게 조율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어서다. 중도매인 역시 기존 도매시장처럼 낙찰받은 농산물을 경매장에서 다시 거래처로 옮길 필요가 없다.
가락시장 중도매인 강찬규씨는 “낙찰받은 농산물을 산지에서 거래처로 바로 보낼 수 있어 편리하다”며 “운송시간·물류비 절감효과가 만족스러워 앞으로도 온라인 거래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물량 증가세…깐마늘 거래품목으로 추가=5월부터 시작한 시범사업임에도 거래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양파 단일품목으로 거래를 시작했는데, 6월까지 하루 평균 86t이던 거래량이 7월 이후로는 130t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지속적으로 거래에 참여하고, 구매자로 등록한 중도매인 숫자도 80명에서 90여명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또 농협이 출하자에게 물류비와 포장비를, 구매자에게 신용보증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한 것도 효과를 봤다.
양파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중도매인뿐 아니라 거래 편의성에 이끌린 대량 구매처가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달 18일부터는 거래품목에 깐마늘이 추가됐다. 농협은 2022년까지 과수·채소 등으로 거래품목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현진, 사진=김병진 기자 j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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