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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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62회 작성일 20-08-21 19:20본문
외지상인까지 몰려…농가 “기대보다 가격 낮아 아쉬워”
가격 치솟았다가 최근 조정 타지보단 반입량·품위 괜찮아
경북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은 출하농가·중도매인·외지상인 등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최근 고추값 강세가 이어지자 전국 산지시세의 기준이 되는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으로 고추농가와 외지상인이 대거 몰린 때문이다.
19일 건고추 화건(꼭지 달린 것)은 600g(한근)당 평균 1만3480원에 거래됐다.
가격만 보면 지난해 같은 날(7658원)보다 약 76% 높지만 현장에서 만난 농가들은 못내 아쉬운 눈치였다. 비가 막 그쳤던 11일에는 건고추 화건 한근당 평균 1만5893원에 거래됐는데 이후 1만2000~1만3000원선으로 가격이 조정돼서다.
예천에서 온 한 농민은 “비가 그치자마자 좋은 것만 급하게 골라 딴 후 말려 왔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낮아 아쉽다”며 “다른 농민들도 (나같이) 급한 마음에 서둘러 고추를 내다 판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요 산지마다 ‘올해 성한 고추가 별로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터라 더 높은 가격을 기대했는데, 기대만큼 높은 가격이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영주에서 5000여㎡(약 1500평) 규모로 고추농사를 짓는 신현덕씨(75)는 “생산량이 첫물 기준 20%가량 감소했고 수확한 고추 중에서도 내다 팔 만한 게 별로 없다”면서 “가격이 예년보다는 올랐다지만 내다 팔 물량 자체가 적어 별로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의 화건 반입량은 전주 대비 늘었지만 여전히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일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장은 “지난주부터 날씨가 화창해지면서 반입량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반입량에 따라 날마다 조금씩 가격변동이 있겠지만 워낙 물량이 적다보니 지난해나 평년보다는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이들은 경북지역의 사정이 그나마 낫다는 반응이었다. 도매상인 김국한씨(45·경남 합천)는 “경남지역은 집중호우 피해를 많이 봐서 그런지 농가 직거래가격이 화건 600g당 2만원선”이라며 “이곳은 물량이 많아 예상한 것보다 비싸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북에서 온 지역농협 관계자도 “전국 상황을 파악하려고 안동을 찾았는데 생각보다 반입량이 많고 품위도 나쁘지 않아 놀랐다”면서 “경북은 상대적으로 비 피해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동=윤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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