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시장, 중도매인 고유번호 가리는 경매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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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10회 작성일 20-08-28 19:24본문
경매사 집단 반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사가 중도매인의 고유번호를 볼 수 없도록 하는 경매방식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이러한 경매방식 변경을 9월1일부터 시행하겠다는 내용의 개선조치 명령을 최근 각 도매시장법인에 내렸다.
경매사가 경매 진행과정에서 응찰가격을 제시한 중도매인의 고유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던 기존 방식과 달리, 경매사가 낙찰 이후에나 중도매인 고유번호를 볼수 있도록 경매방식을 바꾸겠다는 게 공사의 의도다.
이니세 공사 유통총괄팀장은 “경매사와 중도매인간 담합을 의심하는 민원이 지속되는 데다 경매 시작한지 1∼2초 만에 낙찰되거나 수십명의 중도매인이 참여한 경매에 단 한명만 응찰하는 경우가 있다”며 “경매의 투명성·공정성 차원에서 경매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매사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청과부류 6개 도매시장법인 소속 경매사 223명 전원이 서명한 반대의견서를 공사에 제출했다.
이들은 반대의견서에서 “경매사는 중도매인들의 매입성향·구매능력·분산능력·미수금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매에 임하고 있다”며 “경매방식이 바뀌면 경매 지연은 물론 재경매 가능성이 높아져 출하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 경매 진행과정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으로 모두 녹화되고, 경매 결과가 실시간으로 경매장 내 전광판과 인터넷에 공개돼 담합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경매사들은 공사가 경매방식 변경을 예정대로 강행할 경우 서울시와 농림축산식품부에도 추가로 반대의견서를 보낸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매방식 변경이 사실상 공사의 경매제 무력화 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유통전문가는 “공사가 상장예외품목 확대와 시장도매인제 신규 도입을 추진하면서 경매제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해온 게 현실 아니냐”며 “경매제를 위축시키려고 경매방식 변경을 추진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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