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고추값 강세…치솟는 중국산 수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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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09회 작성일 20-09-0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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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로 국산 생산량 급감 수입업자, 값싼 중국산 눈돌려

8월1~25일 고추류 수입량 지난해 동기 대비 6.7% 증가

국산 재배 기반 악화 우려 정부, 수입 검역강화 나서야



고추류 수입이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여 고추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1∼25일 고추류 수입량은 7380t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6.7%, 평년 동기(6965t)보다도 6% 많은 수준이다.

고추류 수입량은 건고추·냉동고추·고춧가루에다 양념 등을 섞어 만든 혼합조미료(일명 다대기) 등을 건고추로 환산한 수입물량을 가리킨다.

이러한 수입 증가는 긴 장마로 수확량이 급감하며 고추값이 강세를 보이는 게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건고추 화건 600g 한근당 평균 도매가격은 1만7792원으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80%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산지 평균 가격도 평년 대비 87%, 지난해 대비 67% 높은 한근당 1만3840원이었다.

문제는 이달에도 고추값이 강세를 보이며 고추류 수입 공세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농경연은 9월 농업관측을 통해 이달 건고추 도매가격이 한근당 1만8000원 내외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0%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수입된 냉동고추를 해동·건조 등 가공한 뒤 국내에서 판매하는 도매값은 한근당 4500원 내외로 추정된다.

김원태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국산 고추와 달리 중국산 고추는 현지 물량이 많아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이달 고추류 수입량이 전년이나 평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파악한 중국 현지 상황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aT에 따르면 8월말 산둥성 기준 중국 산지 건고추 거래가격은 1t당 1500달러 선으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aT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고추값이 높았던 터라 중국 내 재배면적이 다소 증가했고, 고추 주산지인 북쪽 지방에 큰 자연재해가 없어 작황이 평년 수준”이라면서 “이제 수확을 시작하는 단계지만 중국 내 고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는 많고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업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 수입업자는 “올해 건고추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자 원래 냉동고추를 취급하지 않던 수입업체들까지 중국산을 국내에 들여온 뒤 건조할 방법을 수소문하고 있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귀띔했다.

홍성주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충북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은 “현재 건고추값이 높지만 생산량이 워낙 적어 농가들의 실익은 크지 않다”면서 “수입이 더 늘어난다면 국내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에 수입 검역 강화 등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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