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강세에도 소비 원활…‘샤인머스캣’ 인기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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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49회 작성일 20-10-07 19:02본문
추석 대목장 과일류 결산
사과·배, 반입량 크게 줄어 중소과도 예년보다 값 좋아
‘실속형 선물세트’ 수요 한몫
‘샤인머스캣’ 일반 소비도 많아 품위 편차는 커 반품 적잖아
단감 반입량은 작년 갑절 이상 대과 중심 높은 시세 형성
올 추석 대목 과일값은 예년에 보기 어려운 고공행진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긴 장마, 태풍 등의 여파로 주요 과일의 출하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데다 예상 외로 소비가 원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샤인머스캣> 포도는 선물용은 물론 일반 소비용으로도 인기가 두드러졌다.
◆과일류 출하량 급감…사과와 배 평년보다 40% 내외 감소=과일류 대부분은 추석 대목장 출하량이 예년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여파로 선물용·제수용에 적합한 고품질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추석 2주 전(9월17∼30일) 사과·배 반입량은 전년과 평년의 추석 대목보다 40% 내외씩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는 지난해 추석 대목장에 견줘 시장 반입량이 10% 안팎 줄었고, 멜론 역시 20%가량 감소했다. 복숭아는 출하 종료 시점과 맞물리면서 시장 반입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단감은 이른 추석으로 출하량이 급감했던 지난해보다 시장 반입량이 2배 이상 늘고, 평년보다도 다소 증가한 수준을 보였다.
과일류 출하량 감소로 공영도매시장의 추석 대목 풍경도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 아침부터 시작한 사과와 배 경매가 오후까지 이어지거나, 채소류 경매장까지 과일로 채워지던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정해덕 서울경기항운노동조합 위원장은 “가락시장은 명절 대목장 때마다 하역작업량이 폭증해 추가로 인원을 투입해왔으나 올해는 과일류 시장 반입량이 급감해 기존 하역노조원들로만 하역작업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시세는 ‘고공행진’…당초 우려보다 소비 ‘원활’=사과와 배는 대과뿐만 아니라 중소과까지 예년보다 강세 기조를 보였고, 단감은 대과 중심으로 시세가 높게 형성됐다.
사과는 대목장 막바지까지 <홍로> 5㎏ 상품 한상자당 4만∼5만원선을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대목의 2만4339원, 평년 2만8858원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모양과 색깔이 좋은 5㎏ 한상자당 13개 이내의 대과는 8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배 역시 <신고> 7.5㎏ 한상자당 3만5000원 안팎을 형성해 지난해와 평년 대목장의 2만3000∼2만4000원보다 높았다.
단감의 경우 대과 비중이 적은 <서촌조생>은 10㎏ 상품 한상자당 2만원 초중반대를 기록했다. 이른 추석으로 단감 출하량이 급감했던 지난해 6만원 안팎은 물론, 3만원선이었던 평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대과 비중이 높은 <상서> <송본> 등 중생종은 이보다 높은 10㎏ 상품 한상자당 4만∼5만원에 형성됐다.
멜론은 <머스크> 8㎏ 상품 한상자당 3만원선에 형성돼 지난해 2만2000원선보다 강세 기조를 보였다.
복숭아는 <장호원황도> 4.5㎏ 상품 한상자당 2만2000∼2만3000원으로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시장 반입량이 전년보다 급감했지만, 출하 종료 시점에 임박해 대형 유통업체들이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게 가격 상승폭이 제한된 이유로 분석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과일류의 전반적인 강세는 시장 반입량 감소가 주원인이지만,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소비가 원활했던 것도 한 요인”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중도매인은 “기업을 중심으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중소과로 구성한 사과·배 혼합선물세트 주문이 꾸준히 들어왔다”며 “예년 같으면 선물세트용 수요가 적던 5㎏ 한상자당 17∼20개의 중소과 사과도 경락값이 높았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이사도 “보통 대목장 막바지엔 사과와 배 시세가 주저앉는데 올해는 막바지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세가 유지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가정 내 과일 소비가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샤인머스캣’ 포도 인기 두드러져…품위 편차는 ‘숙제’=올해 추석 대목에는 <샤인머스캣> 포도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특품은 선물용으로, 중·상품은 가정 소비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시세는 2㎏ 상품 한상자당 2만6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3만원선보다 약간 낮았으나, 시장 반입량 증가폭에 견줘보면 약세 기조로 보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캠벨얼리>와 <거봉>의 시장 반입량이 지난해 추석 대목보다 각각 30%, 50% 내외 줄어든 것과 달리 <샤인머스캣>은 오히려 4배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동균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샤인머스캣>은 선물용에 그치지 않고 대목장 막바지까지 소매점에서의 발주가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폭증한 시장 반입량을 모두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숙기를 채우지 못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이 많아 논란이 빚어졌다.
유통업체의 한 과일 바이어는 “산지와 출하자에 따라 당도와 알 크기 등 품위 편차가 너무 컸다”며 “추석 대목에 판매한 <샤인머스캣> 포도 가운데 반품된 물량이 꽤 많았다”고 전했다.
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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