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수입량 급증…국내 시장 잠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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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232회 작성일 20-10-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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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비로 국내 생산량 줄자

9월부터 수입 과일 물밀듯

국산 과일값 악영향 미칠 수도

 

외국산 과일의 수입량이 9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국내 과일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나나·키위·오렌지·포도 등 11개 주요 외국산 과일의 9월 수입량은 5만1245t으로 전년과 평년보다 각각 34%,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바나나의 9월 수입량은 3만52t을 기록해 전·평년보다 23%, 4% 증가했다. 키위는 5316t이 수입돼 전·평년 대비 80% 내외 수준의 증가폭을 보였다. 오렌지 역시 3127t으로 지난해보다 91% 늘고, 평년 대비로도 26% 증가했다. 포도는 증가폭이 더 가파르다. 9월 포도 수입량은 3803t으로 전·평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던 외국산 과일 수입량이 9월부터 오히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늘어난 것이다.

외국산 과일의 수입량 증가는 기상악화로 국산 과일의 생산량이 줄어든 게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탓에 사과·배·포도 등 국산 과일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안팎씩 감소하자 그 틈을 외국산 과일이 파고들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윤종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과채관측팀장은 “수입량이 늘어난 근본적인 원인은 국산 과일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일 수입업체들도 코로나19 이후 국가간에 물류 차질이 빚어지면서 외국산 과일의 수입단가가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국산 과일이 강세 기조를 보이자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는 반응이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국산 과일값이 고공행진하면서 갈수록 외국산 과일을 찾는 소비지가 늘어나고 있다”고 털어놨다.

외국산 과일의 수입량 증가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키위는 이달 1∼10일 잠정 수입량이 1334t에 달해 지난해 10월 전체 수입량(2835t)의 절반에 육박한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외국산 과일의 누적 수입량도 조만간 지난해보다 많아질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올 1∼9월 주요 외국산 과일의 수입량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6.2%, 8.6% 줄어든 57만529t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외국산 과일이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국내 과일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이사는 “국산 과일의 수급이 어려워지자 대형 유통업체들이 외국산 과일로 매대를 재편해 수익 창출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수입 증가세가 지속되면 그만큼 국내 과일시장을 잠식해 국산 과일값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충북지역의 한 산지조직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비 호조로 그나마 활기를 띠었던 국산 과일 판매에 외국산 과일의 수입량 급증이 찬물을 끼얹을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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