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무 수급불안 틈타 중국산 세척무 수입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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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83회 작성일 20-01-08 16:49본문
지난해 11~12월 중순 중국산 수입량, 최근 5개년 평균 5배 웃돌아
2019년산 생산량 감소 영향 제주 겨울무 24%나 줄어
중국산 20㎏ 한상자 국산 대비 1만원 정도 낮은 가격 형성 대부분 식자재업체에 판매
지난해 태풍 등 기상악화로 농가 생산비 2~3배 증가 실질소득 큰 폭 하락 우려
중국산 세척무 수입이 급증해 산지에 비상이 걸렸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국산 무 가격강세가 꺾이며 농가소득이 크게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중국산 세척무는 지난해 11월~12월15일까지 한달반 만에 2641t이나 수입됐다.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은 연말 수입량을 빼더라도 5개년(2014~2018년) 11~12월 평균 수입량(482t)의 5배를 웃돈다.
수입량 증가는 국산 무의 수급불안을 틈탄 것이다. 지난해 추석(10월1일) 전후 연이은 태풍으로 가을무 생산량(40만4804t)이 평년보다 13.7%나 감소했고, 제주지역 겨울무도 평년 대비 24.2%나 줄었다.
생산량 감소 여파로 국산 무값이 20㎏ 한상자에 평년보다 2~3배 높은 2만원선의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수입업자들이 중국산 무를 앞다퉈 수입한 것이다. 중국산 세척무는 20㎏ 한상자에 1만6000~1만8000원으로, 국산 무보다 1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품위는 국산에 견줘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간 수입업체들이 일반 소비자가 찾는 대형마트가 아니라 주로 식자재업체에 수입 무를 판매해왔던 이유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생산자협의회장은 “중국산 세척무는 국산과 달리 잔뿌리가 많은 데다 모양새도 울퉁불퉁해 도매시장에선 ‘이등품’으로 판정받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 수입업자 역시 “기존에 수입된 중국산 세척무는 겉모양과 경도 모두 국산보다 떨어져 대부분 식자재업체로 유통됐다”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중국산 세척무에 대한 국내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도매시장 관계자는 “2월 하순까진 국산 겨울무 가격이 높아 식자재업체에서 중국산 세척무의 수요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산 세척무의 수입단가가 1만2000~1만4000원에 불과해 추가적인 가격하락이 가능한 점도 위협요인”이라고 말했다.
무농가들은 지난해 기상악화로 여러번 파종하면서 생산비가 크게 높아졌다며, 수입 증가로 가격이 하락하면 소득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입장이다.
강금란 제주 서귀포 성산일출봉농협 유통사업소장은 “보통 겨울무의 3.3㎡(1평)당 생산비는 5000원 정도인데, 올해는 평년보다 2~3배 많을 것”이라며 “중국산 세척무가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 농민들의 실질소득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6일 국산 무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경락값은 20㎏ 한상자에 2만7147원이다. 신년 휴장 이후 일시적으로 시세가 3만원까지 뛰었다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평년 1월 경락값은 9212원이었다.
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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