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코로나19 발생지역 농산물 반입 금지 “농가 울리는 지역 이기주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00회 작성일 20-03-02 17:18

본문

지역내 감염증 확진자 나와도 행정명령 유지 방침 발표

농가, 도매시장 출하 막혀 소비위축에 ‘설상가상’

인근 도매시장에 출하 몰리면 시세 영향 미칠 수 있어 파문



강원 원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지역의 농산물 반입을 금지해 파문이 일고 있다.

갑작스러운 반입금지 조치로 원주농산물도매시장으로 농산물을 출하하던 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전형적인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거세다.

원주시는 2월27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지역 농산물의 원주도매시장 반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했다. 이날까지 원주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을 경유하는 차량에 대해서도 농산물 반입 때 탑승자 하차 금지, 관련자 마스크 착용, 손 세척 및 차량 소독 등을 시행토록 했다.

행정명령 시행 다음날 공교롭게도 원주시에서 확진자가 나왔지만, 행정명령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원주시에서 확진자가 나왔지만, 바이러스 유입 차단이 목적이라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춰질 때까지 행정명령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주도매시장으로 농산물을 출하했던 농가들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거나 다름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다른 출하처를 구할 새도 없이 일방적으로 반입금지를 통보하면 농산물 제값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딸기농가 이종명씨(53·경북 청도)는 “행정명령 당일 도매시장으로부터 반입이 금지된다는 통보를 받아 너무 황당했다”며 “갑자기 출하처를 바꿔 제값을 받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되고, 그렇다고 장기간 보관이 어려운 딸기를 출하하지 않을 수도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잎채소류를 재배하는 김윤구씨(52·대구광역시 북구)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원주시만 농산물 반입을 금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농민단체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그렇지 않아도 농산물의 소비위축이 심각한데 출하농민의 판로를 뺏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원주시가 농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이기적인 판단을 했다”며 “원주시장으로 출하가 막힌 농산물이 인근 도매시장으로 들어가면 해당 도매시장의 시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