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과부족 식자재 연결·인터넷판매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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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105회 작성일 20-03-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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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소비위축 장기화 우려

식당 등 외식업소 직격탄으로 엽채류농가 매출 ‘곤두박질’

사과·감귤류 등 시세 낮아 온라인 거래 증가에도 씁쓸

개학 연기로 학교급식 차질 친환경농산물도 판로 잃어

장기전 대비 대책 마련 절실



“아이고, 이제까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3월로 접어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농산물 소비위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걱정이 커지고 있다. 장기전에 대비해 정부·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농협 등 농업기관들이 머리를 맞대 소비촉진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동네 슈퍼는 의외로 북적이던데요?” “온라인 주문이 몰리면서 쿠팡 등 인터넷판매업체를 통한 농산물 소비는 더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 3월 첫째 일요일을 지낸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이른바 ‘집밥’ 수요로 농축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것 같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매시장에 상추·쑥갓·얼갈이배추 등 엽채류를 출하하는 이진선씨(50·경기 여주)는 “대구·부산 등지 도매시장 운영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2월20일 코로나19 본격 확산 시점을 전후로 매출이 50% 이상 곤두박질쳤다”면서 “엽채류의 경우 최종 대량소비처가 식당 등 외식업소이다보니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11번가·쿠팡·티몬 등 주요 인터넷판매업체에 공급하는 산지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윤성준 대구경북능금농협 팀장은 “온라인 부문을 통한 사과 공급이 늘어난 건 맞지만 기준가격을 결정하는 도매시장 시세가 여전히 지난해 대비 15~20% 낮아 전체 매출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진석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상무도 “공영홈쇼핑 등 TV홈쇼핑과 인터넷판매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감귤류 거래건수가 30% 증가했지만 단위수량 자체가 작다보니 온라인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꽃과 친환경농산물의 소비절벽도 현실화하고 있다. 최성환 부산경남화훼원예농협 조합장은 “2월 중·하순 공공부문의 소비촉진으로 고개를 드나 싶었던 꽃 소비도 다시 추락해 경매장 반입물량의 90%가 유찰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찬복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농업과 사무관은 “학교급식이 중단되면서 친환경농산물이 갈 곳을 잃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가운데 사태 장기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일이 9일에서 23일로 2주 더 미뤄졌다. 학생들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국내외 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4월 또는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관계기관은 상황만 쳐다보는 모양새다.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면서 각종 대면회의가 중단·취소돼 기본적인 농정업무 자체가 차질을 빚고 있다. 지역별 과부족 식자재를 연결하고 인터넷판매를 늘리는 등 사태 장기화에 대응한 소비촉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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